헬렌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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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12 15:51
두천사 이야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330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두 천사가 지상에 내려와 나그네의 모습으로 세상 시찰을 하던 중, 부잣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만하고 인정 없는 부자는 으리으리한 저택에 수많은 방들이 있었지만 행색이 남루한 천사들을 얕잡아 보고는, 지하실 비좁은 창고 같은 곳을 따뜻한 깔개 하나 없이 내 주었습니다. 차가운 바닥에 누워 잠자리에 들 무렵, 나이 많은 천사가 지하실 한 쪽 벽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고는 그 구멍을 아주 정성스레 메워주었다고 합니다.


나이 적은 천사는 "아니, 우리를 이렇게 푸대접 하는 자를 위해 굳이 그런 선의를 베풀 필요가 있을까요?" 의아해서 묻자, 나이 많은 천사는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네." 라고 할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부터 길을 떠난 두 천사는 여러 곳을 다시 돌아보다가 밤이 되어 이번에는 매우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또 하루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부와 그의 아내는 자신들이 먹기에도 부족한 음식을 함께 나누었고, 자신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내주면서 두 천사가 편히 쉬고 갈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와 친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 들 착한 농부 부부에게 큰 슬픔이 찾아옵니다. 그들의 생계유지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던 단 하나밖에 없던 젖소가 들판에 쓰러져 죽어 버린 일이었습니다.
 
나이 적은 천사가 화가 나서 나이 많은 천사에게 "어떻게 이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셨습니까? 악한 부자에게는 선심을 베풀어 도와주었으면서, 가난한 살림, 얼마 안 되는 양식으로나마 나그네와 함께 나눠 먹는 착한 농부의 귀중한 암소는 왜 그냥 죽게 놔두셨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나이 많은 천사는 "우리가 부잣집 지하실에서 잘 때, 나는 그 벽 틈 속에 각종 금은보화가 가득 있는 것을 보게 되었지. 얼른 벽에 난 구멍을 메워 부자가 그 금은보화들을 얻지 못하게 만든 것이었다네. 그리고 어젯밤 우리가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잘 때, 죽음의 천사가 농부의 아내를 데려가려고 왔었다네, 그래서 내가 밤 새 그를 설득하고 타협을 하여 그 아내 대신 암소를 데려가게 만든 것이라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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